▲ 동천(東泉) 이기하作 '蘭花' | ||
동천(東泉) 이기하(55·공주시 반포면·사진) 작가의 두 번째 초대서전이 4일부터 오는 10일까지 7일간 연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9일과 10일 충남 연기군에서 열리는 '복숭아 축제'에 맞춰 초대된 이번 전시에는 '복숭아'와 '연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 65점이 선보인다.
지난 70년 9월 전의면에 초임으로 공직을 시작해 연기군청에서 1976년까지 근무하다가 대전시로 전출, 오늘에 이르기까지 공직에 몸담은 이 작가는 서예에 입문한 지 어느덧 20여년이 훌쩍 넘었다.
현재 이 작가는 대전시 교통정책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일명 '서예하는 공무원'으로 통하고 있다.
서예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처음 받은 우죽(友竹) 양진니 선생에게 사사한 그는 주로 왕희지 행서를 좋아하고 즐겨 쓴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 글씨체는 팔분예서나 해서에 비해 정교함은 덜하지만 글자에 힘이 들어가 있어 마치 행진하는 글씨처럼 느껴진다.
진하고 탁한 묵보다 은은함을 더해 주는 연한 묵을 주로 사용해 글을 쓰고 난을 치는 이 작가는 한자 한자 성심을 다해 쓰는 데서 서예의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
한지 선택 또한 남다르다.
은은한 복숭아 빛이 감도는 연한색의 한지는 글씨를 더욱 고고하게 보이게 하고 연한 묵과 조화돼 숨쉬는 듯한 글씨를 뽑아낸다.
지난 96년 국전 초대작가가 된 이 작가의 호는 고향 전동면의 '동'자와 정종대왕 열째 아들 중시조 덕천군 할아버지의 '천'자에서 따왔다.
"지난 15년간 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나 아무 생각 없이 글씨를 쓰곤 했다"는 그는 "사람은 하루 3시간만 숙면을 취하면 충분하다. 아이들도 매일 글을 쓰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4남매 모두가 예술 분야를 전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작가는 글씨를 쓰면서 가장 마음에 둔 글은 가정이 화목해야 경사가 비롯된다는 뜻의 '가화시경(家和始慶)'과 고통을 참아야 즐거움이 오래 간다는 의미의 '인고장락(忍苦長樂)'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미국 시애틀대전정현판휘호(1998), 일본 오다시청(1998), 중국 남경시청(2000), 중국 과학기술도시연합본부(2000) 등에 소장돼 있으며 전주비엔날레 천인전 출품을 비롯해 대전 시민회관 동천 이기하 서전(2001)과 세종문화회관 초대작가전(2001)을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