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LIFE

[스크랩] 한식날 조상묘를 이장(수목장)했습니다.

정진공 2009. 5. 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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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집안 예로부터 조상을 모시는 유교집안입니다

추석이 가까워가면 한번씩 날을 정하여 형재들이 모여서

조상님들이 모셔저 있는 산소에 가서 벌초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조상님 산소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서 매년 벌초시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그러던중 10여년전에 형제들이 모여서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여기저기 흩여저 있는 조상님 산소를 한곳으로 이장을 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큰형님의 의견에 우리 형제들 모두 찬성하고 그후 얼마되지 않아 형제들 각자 얼마씩의

돈을 내기로 하였고 곧바로 그것을 모아서 땅을 사기로 했습니다.

마침 고향에 살고 계시는 큰형님 가까운 자리에 산소자리로 만들기 좋은 600여평의 밭으로 된

토지가 매물로 나와서 곧바로 큰형님 명의로 구입했고

그 땅을 전 소유주가 몇년간을 밭을 사용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3~4년이 지난후 명절때 형제들이 차례를 지내기 위해서 큰형님댁에 모두 모이면 주제가

언제 조상묘를 이장 할 것이며, 어떤 형태로 하는것이 좋은지에 대하여 논란거리가 되곤 하였습니다.

가족납골당을 만들는것이 어떻겠는냐는 형님도 계시고, 안된다며 예전같이 차례대로 봉분을 만들어 

모시자는 형님도 계셔서 결론이 도달하지 못하곤 하였읍니다.

형제중 제일 막내인 저는 가족 납골당이든 봉분을 만들던 조상님들께 제사며 차례를 지내는 세대는

우리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설령 납골당이든 봉분이든 어느 형태든간에 조카들이나

나의 자식들은 너무나 바쁜 세상에 살게되어 관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로 설득을 하였습니다.

그 대안으로 수목장을 하는것이 어떻겠냐는 설명을 해드렸습니다.

유럽에서는 많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장을 하지않고 수목장으로 한다는 사실도 이야기 하고

특히 나중에 세월이 지나면 모든것이 자연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환경오염되 되지 않을뿐더러

관리를 못하여 마을 주변에서 흉물로 남지않아 일거 양득이라고 매번 만날때마다 설명을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절대 안된다고 하시던 형님들께서 서서히 납득을 하시기 시작하였습니다.

 

세월이 지나자 둘째형님께서 아무래도 막내동생 말대로 수목장이 제일 좋겠다는 것을 이야기 하시며

전체회의를 통해 수목장으로 하되 2009년 한식날에 이장을 하는것으로 결정하게 되었으며

그해부터 나무시장에 가서 매실나무도 사오시고, 주목나무도 사오시고, 밤나무며, 두릅나무며, 명자나무

등을 사오셔서 경계주변에 심고 밭 한가운데에도 심어놓고 매년 관리를 해오셨습니다.

지난해에는 밭에 심어놓은 매실나무가 자리를 잡히고 도한 열매를 맺어 한 40KG정도를 수확하여

효소도 만들어서 맛있게 드시었고 밤나무에서 밤도 조금 수확하였습니다.

  

엇그제 4월 5일에는 형제들이 모두 모여서 조상님들의 묘를 모두 화장하여 황토 분에 넣어 주목나무

밑에 조부내님 내외, 부모님 순으로 땅을 파고 뭍어 드렸습니다.

나머지 자리는 우리 형제들 자리로 남겨두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 조상님들은 자연으로 돌아가시겠죠...

그리고 우리 후손들은 어떤 특정날이 아니고 서로가 시간이 날때마다 그 곳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봄에는 매화꽃도 구경하고 여름에는 매실도 따고, 가을에선 밤도 따먹는 모습을 보면

아마도 조상님들이 흡족해 하실것입니다.

 

어쩌면 이 모두가 자신들의 마음이 편하고자 하는 행동일런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저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출처 : 한식날 조상묘를 이장(수목장)했습니다.
글쓴이 : 칠갑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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