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을단풍속으로 가요

노재왕님이 본인이 재직중인 시사지에 게재한 내용임

정진공 2005. 9. 2. 11:12

방문하신 노재왕님께서 적어주신 소감입니다.

 

<기사 전제>

노부장이 머물렀던 곳 - 아름다운 사람들 아시아나 항공
‘아시아나항공 창립 15주년 기념 고객초청행사’ 동행취재기

고객만족이라는 소중한 가치 위해 땀흘려
안전운항은 기본, 투명·정직한 회사가 목표

 

 

고객초청행사가 아름다운 것은(소제목입니다)
인생에는 여러 만남들이 공존한다. 영원히 함께 할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 서는 만남이 있는가 하면, 채 5분의 나눔도 없었지만 시간을 두고 계속 그리워하게 만드는 만남이 있다. ‘아시아나항공 창립 15주년 기념 고객초청행사’가 있었던 10월의 마지막 날들을 손꼽던 어느 화창한 날. 가을 국화꽃 향이 묻어나는 상쾌한 아침바람을 맞으며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만남의 장소로 향했다. 이 만남이 끝나고 나면 이 날을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 지를 예감하면서.

서비스의 제작과정에 캐스팅되다
고객만족팀의 잘 짜여진 일정은 재빠르고도 빠뜨림 없이 초대된 우리 일행을 이끌었다. 인원확인이 끝난 후 한발 한발 총총걸음으로 따라가자 처음 안내된 곳. 국제선 청사 라운지였다. 초면에 다소 굳어 있던 표정들이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녹아드는 느낌. 버스에 올라 김포공항 뒤편에 둥지를 틀고 있는 아시아나 타운 교육훈련동에 도착했다. 문학영 고객만족팀장은 반가운 얼굴로 우리를 맞으며 “서비스의 제작 과정을 지켜 본 후 많은 제언을 바란다”고 부탁했다. 일정브리핑을 마치고 처음 찾아간 곳이 캐빈서비스훈련원. 신입연수중인 여승무원들이 다음 강의를 위해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복도에서 만난 여승무원들.  특유의 친절함이 배여 있으면서도 높은 톤의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가 귓볼을 철썩 때렸다 지나갔다를 반복했다. 새로운 구성원들의 적응을 향한 몸짓에 마음 속으로 응원을 보내며 워킹룸을 지나 기내분 방송 드라마도 촬영한다는 B747 Mock-up에 들어섰다.
마치 실제 비행기를 뚝 잘라다가 건물에 꽂아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실제상황이라 생각하고 도어를 열고 미리 펴 져 있던 비상탈출장치로 뛰어 내렸다. 옆에 교관은 없어도 마치 군대시절 유격훈련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기내방송 훈련실, 이미지메이킹룸 등을 둘러보았다. 비행기 탑승시 만나는 승무원들의 손짓이나 언어가 자의적이지만은 않은 것을 느끼면서 매직룸에 들어섰다. 특정 노선에서 운영되기는 하지만, 악기 연주나 마술을 통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니 고객 만족을 향한 아시아나만의 노력을 엿보는 대목이었다. 1층에 마련된 그동안의 역사를 한 눈에 보여주는 아시아나 역사관을 잠시 둘러보고, 현관 앞에 선 창업주의 금동 흉상의 배웅을 받으며 타운 C동으로 옮겨갔다.

예약통화대기 9초 넘겨서는 안 돼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예약센터에 들어섰다. 예약의 기반시설인 전화와 인터넷, 방음 파티션은 기본이고, 통화대기인원과 그 날의 공지사항을 알려주는 전광판 아래 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원들을 배려한 소형 인공 분수(?)가 눈에 들어왔다. 여기서 설명을 듣던 중 예약과 관련 전화를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출발 수일 전 예약확인을 위해 전화를 거는 부서도 있음을 알았다. 또한 장애우 7명이 재택 근무 중이며, 고객에게 빠른 응대를 위한 인터넷과 연동된 e-Manual이 작동되고 있었다. 직원 1인당 하루에 7-80콜을 처리한다고 한다. 사람 상대하는 일이 힘든 것을 알기에 앞으로 예약 전화를 하게 되면 격려의 말이라도 한마디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것을 다짐했다. 특이할 점은 고객에게 얼마나 친절히 응대하는지 모니터링 하기 위해 고객과의 통화가 녹음된다는 사실, 그리고 고객의 통화대기 시간이 최대 9초를 넘겨서는 안 된다는 수칙은 고객을 향한 눈물나는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260대의 항공기가 한 눈에
운항 관리팀 종합통제실에서 항공기와 관련한 영화 속의 급박한 장면들이 스쳐갔다. 하루에 260-270편의 운항중인 모든 자사 항공기의 상태를 속속들이 알 수 있다고 했다. 비행기에 탑재되는 연료는 자동차와 같이 수시 주유를 할 수 없다. 때문에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양은 기본이고, 혹시 목적지에 내릴 수 없는 경우를 대비 안전한 교체공항까지 가는 양에 추가로 30분을 더 버틸 수 있는 분량의 연료를 싣는다고. 사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우리는 아시아나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우녹좌적의 추억
오후 일정에 접어들어 타운 B동으로 자리를 옮겨서 메티컬 센터를 방문했다. 원래는 조종사의 건강관리를 위해 설립되었으나 현재는 전직원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회사의 특성상 병원이 멀어 아시아나항공부속의원이기도 한 이곳에서 다양한 의료기구들이 비치된 미로같은 방들을 돌아보았다.
드디어 운항승무원훈련센터에 도착, 이 날 방문의 백미로 꼽히는 조종실 시뮬레이터에 탑승했다. 시뮬레이터 내부에서 우리는 가상으로 인천공항을 출발, 야간비행에 나섰다. 수 년전 영국항공을 타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갈 때 호주 태생 승무원의 주선으로 조종석에 들어가 본 적이 있었다. 그 때의 느낌은 고도가 높아서인지 하늘에 정지해 있는 듯한, 외로움마저 느껴지는 고요 그 자체였다. 모의비행이긴 하지만 낮은 고도를 비행하다 보니 주위가 휙휙 지나갔다. 해군에서 배를 탈 때 우녹좌적이란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왔다. 모든 배의 우현에는 녹색불을, 좌현에는 적색불을 켜 두어서 야간항해시 사고를 방지하는 목적에서다. 즉 빨간 불빛이 보이면 배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시뮬레이터 화면을 통해 자세히 보니 비행기도 양쪽 날개 끝에 우녹좌적의 불빛이 번쩍거렸다. 이날 이후 밤하늘에 뜬 비행기만 보면 불빛으로 방향을 가늠하는 버릇이 생기기도.

조그만 정성이 고객에게는 크게 다가가
최종 목적지인 타운 A동으로 옮긴 일행은 캐빈승무원 브리핑센터에서 승무원들이 탑승 전 취득하는 정보사항은 어떤 것이 있는지, 머리손질부터 시작되는 외모가 어떻게 점검되는 지를 살피며 여러 방을 둘러 보았다. 비행 전 아무리 바빠도 꼭 앞치마와 스카프를 다린 후 탑승한다는 데서 역시나 국적항공사로서의 경쟁력을 잠시나마 가늠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비상 착수 훈련장을 둘러본 후 일행은 미리 준비된 다과회장으로 이동 그간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면서 궁금했던 점을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행 중에는 10만 마일 이상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했던 다이아몬드 회원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그간 아시아나 항공사를 비롯한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면서 일반인들이 접하지 못한 많은 경험을 중심으로 질문이 이어져 나갔다. 내부 사정에 의해 아시아나 항공 사장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문학영 고객만족팀장을 비롯한 여러 직원들의 정성어린 답변이 이어졌다. 우리의 질문은 궁금했던 점은 궁금했던 것대로,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것대로 쉼 없이 이어졌다. 항공기 결항에 대비한 여유기의 사정을 묻는 질문에서부터 마일리지 적립의 불편에 관한 불만사항, 기내식으로 인해 불편했던 점 등 파상 공세로 이어지는 질문 속에 문팀장은 전문가다운 노련한 식견으로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시켜 줄 만한 답변을 들려 주었다. 기내식은 원래 냉동되어진 상태에서 기내로 반입되어 다시 데워져 고객을 찾아간다는 사실은 이날 새롭게 알게 된 사실. 

궁금증도 말 한마디에 해소되고
마일리지 관련 질문이 가장 많았는데, 그 가운데 마일리지에 따른 혜택 문제를 질문하자 8만 명에 이르는 다이아몬드 회원 중 10만에서 50만 마일 대의 회원은 다른 항공사에 비해 혜택이 큰 것을 설명했다. 또한 세계 3대 항공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가입된 타사와 시스템 호환이 원활하지 못한 점 때문에 마일리지 누적시 탑승권 원본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고객의 의견을 소중히 여기는 아시아나 임직원들은 고객으로부터 지적 받은 것을 하나하나 받아 적고 있었다. 고객을 직접 대면하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고객 중심의 회사로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고객의 입장에서 그간의 느낀 점을 모두 말하기에는 다소 짧은 감이 있었는지 간담회는 예정시간보다 40여 분이나 초과되고 있었다. 돌아서는 일행에게 아시아나항공측은 B747모형과 예쁜 머그컵을 방문 선물로 챙겨 주었다.

아름다움 사람들 아시아나항공
공항과 캐빈에서. 정비소에서 일행은 서비스의 제작 과정을 모두 보지는 못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보았다. 우리 눈에 보이는 승무원들의 웃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예약전화를 거는 순간부터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 가는 시간까지 보이지 않는 분주한 손들의 섬김이 있었던 것. 기업과 학교. 정부기관까지 가세해 이미지 통합에 열을 올리던 때가 있었다. 물론 이미지통합의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아시아나가 추구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모토에는 이미지통합이 주지 못한 고객만족이라는 더 소중한 가치를 추구한다.
초두에 말한 만남의 범주를 가늠한다면, 이 날의 만남은 다시 이 회사를 찾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었다. 만남은 계속될 것이지만 개인과 개인의 만남은 아닐 것이다. 다만 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색동날개와 색동이 로고만 쳐다봐도 웃음을 짓게 되지는 않을는지.
노재왕 부장(블로그 www.cyworld.co.kr/kns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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