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직업 1위라는데… 금융자산운용가 안과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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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뱅커- 행원 500명중 1명 돼, 부자 고객이 원하면 중매 등 뭐든지 해야
펀드 매니저 - 자금 수조원 굴리지만 실적 나쁘면 한순간에 '천당→지옥'
최근 한 취업 포털이 실시한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 5년 뒤 가장 유망한 직업으로 꼽힌 금융자산운용가. 다소 낯설지만 고객의 돈을 위탁 받아 운용하는 프라이빗 뱅커(PB)나 펀드매니저, 선물자산운용가, 증권투자전문가 등을 포괄하는 용어이고 보면 새삼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아무나 될 수는 없다. 진입 장벽도 높고, 경쟁도 치열하다. 화려함 뒤에 가려진 애환도 많다. 금융자산운용가의 대표 주자인 PB와 펀드매니저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이고, 과연 그들의 실상은 어떤 모습일까.
요즘 은행권 신입 행원 열 중 여덟, 아홉은 “PB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PB가 될 수 있는 이는 극소수다. 국민은행 2만5,000명 직원 중 PB는 고작 60여명으로, 1,000명 중 2명 꼴이다. 최정예 인력이다. 자발적인 진로 변경을 감안해도 분명 좁은 관문이다.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대학 전공이 절대적일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상경 계열이 유리하다. 유관 자격증도 1~2개쯤 따 두는 것이 좋다. PB가 되기 위한 최적의 자격증은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전 단계로 투자상담사, 선물거래상담사, 금융자산관리사(AFPK) 등이 있다.
은행 PB가 되려면 편차는 있지만, 5~8년 정도의 과장이나 대리급 경력이 필요하다. 현직 PB들은 이 기간에 “충분한 경험을 하라”고 조언한다. 대출, 외환, 상품 판매 등 업무를 두루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을 만지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도덕성은 기본이고, 외모나 대화 기법도 무시할 수 없다.
은행별로 ‘예비 PB’ 과정을 운용하는 곳도 있고, 상당수 지점에 독립 공간으로 된 VIP센터에 PB를 배치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PB는 은행마다 10여개씩 보유한 PB센터에서 근무하는 PB다. 외부 전문가 수혈이 자주 있고, PB센터의 개설도 제한적이여서 내부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실제 생활은 어떨까. “부자 고객의 요구는 끝이 없습니다. 밤 새워 술을 마셔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주말을 헌납해 지방으로 부동산 답사를 가기도 하고, 자녀 중매도 해야 합니다.” 심우성 국민은행 PB는 “얻는 것이 많은 만큼, 자기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골프나 와인, 미술품 등 부자들의 관심사에 대한 공부도 필수다.
PB가 ‘뱅커의 꽃’이라면, 펀드 매니저는 ‘증권업 종사자의 꽃’에 비유된다. 펀드매니저가 되려면 자산운용협회가 주관하는 ‘일반운용 전문인력’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시장의 다양한 변수를 종합해 투자를 결정하는 직업인 만큼, 경제와 기업활동을 읽는 시야가 요구된다.
펀드매니저의 대부분은 운용사나 자문사에 입사한 이들.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전직하는 경우도 있다. 초기에 충분한 경험이 필요하고, 도덕성 등 기본 자질이 요구되는 것은 PB와 다르지 않다.
펀드매니저가 선망의 대상인 이유는 많게는 조 단위의 자금을 굴리는 ‘큰 손’이라는 점. 과장된 측면도 있지만, 인센티브나 스카우트 기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의 정신적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주가가 급락한 14일. A투신운용사 펀드매니저 P씨는 회사 내에서는 물론 고객들로부터 빗발치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불가항력이었지만, 대부분 항의성이었다. “다짜고짜 전화해서 전문가라는 사람이 오르는 종목을 사고 내리는 종목을 파는 것도 제대로 못하느냐”고 따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금융자산운용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기란 더욱 어렵다. 그래서 더욱 선망의 대상일지도 모른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전성철기자 foryou@hk.co.kr
200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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