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이야기

[스크랩] 구름을 열어 맑은 하늘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정진공 2010. 5. 11. 09:15

                           “구름을 열어 맑은 하늘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춘식 부산경남포교사단 부단장

                                                                                                                                류지선 기자

 

“사찰안내라고 해서 대웅전은 이쪽이고, 화장실은 저쪽이고 그런 안내하는 줄 알았지, 이렇게 소상히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안내해야 하는 건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일단 사찰안내를 시작했으니 제가 먼저 공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넷도 잘 안되던 시기에 여기저기서 자료를 찾아 정리하고 공부해서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부산경남포교사단 김춘식 부단장은 10년째 사찰안내 자원봉사를 하고 잇는 베테랑 포교사다. 포교사고시 4기 출신으로 포교사단이 처음 창립할 당시 부산경남지역의 문화해설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되면서 그의 인생항로에 큰 전환점이 생긴 것이다.

처음에는 범어사에서 사찰안내 봉사를 시작했다. 그저 아는 만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하다 보니 그게 아니었다. 좀 더 나은 안내를 위해서는 절을 알아야 했고 스스로 공부해야 했다. 고생해서 자료를 찾고 공부를 하며 사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어떤 때에는 범어사 일주문에서 불이문까지 설명하는 데 2시간이 걸렸다. 스스로 건축과 범종, 석탑 등을 공부하는 게 즐거운 일이기도 했지만, 문외한인 이들에게 절을 소개하고 의미를 전달하고 불법의 깊은 뜻을 전하는 것은 그에게 새로운 환희였다.

 

                    

 

“몇 해 전 늦가을 , 영주 부석사(浮石寺)로 답사를 간 적이 있습니다. 부석사는 화엄십찰 중의 한곳으로 평소에도 건축에 관련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그날도 무량수전에 올라 참배하고 전각들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종각에서 일단의 답사객을 만났습니다. 건축분야 전문가들로 보였는데 불교적인 내용을 잘 몰라 안타까운 마음에 몇 마디 거들어드렸지요. 원래 제가 종각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이것저것 아는 만큼 설명해드렸더니 열렬한 박수로 화답하시더라고요. 그때 정말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최근에 그는 사찰문화해설 안내서를 제작했다. 제대로 모양을 갖춘 단행본으로 발간한 건 아니지만, 10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한 권의 책에 집대성하되 무겁지 않게 했다. 언제 어디서나 가지고 다니면서 참고할 수 있는 핸드북으로 제작해 사찰안내를 하는 가까운 포교사들에게 나눠줄 요량이다.

“사찰문화해설팀에서 활동하는 전국의 포교사들이 각자 자기 활동에 대한 철저한 사전 계획과 준비를 해서 탐방객들을 맞는다면, 사찰을 찾아오는 수많은 탐방객들이 우리 포교사들에게는 포교의 황금어장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93년 고등학교 선배의 권유에 이끌려 부산불교산악회 창립멤버로 활동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맺은 그의 불명은 개운(開雲). 구름을 열고 맑은 하늘을 보여준다, 번뇌의 구름을 걷어내어 자비광명을 비추리라는 뜻이 담겨있다. 사찰안내 현장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대중들의 눈을 뜨게 해주는 것, 개운이라는 불명에 담긴 뜻처럼 그의 삶은, 그의 사명은 결국 포교로 귀결된다.

그의 멋진 사찰안내를 받고 싶다면 매월 셋째 일요일 10시부터 3시까지 통도사로 가면된다.

 

                                                                     〔맑은소리 맑은나라 / 2008년 6월호 인터뷰 기사

출처 : 무지개빛 사찰이야기
글쓴이 : 무지개 원글보기
메모 : 영주 부석사 방문해서 많은 이야기와 만나야 할 인연들을 보고 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