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문화부 등은 지난 7일 남양주 봉영사 사찰도서관에 불서를 기증하고 ‘부처님 글사랑 사찰도서관’ 제4호 사찰로 지정해 현판을 달았다. 사진 왼쪽부터 최승천 불출협 사무국장, 봉영사 주지 혜만스님, 조계종 문화국장 묘청스님, 조도성 백천불교문화재단 사무국장.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 천년고찰 봉영사에 ‘작은 도서관’이 건립됐다. 봉영사(주지 혜만스님)는 지난 7일 사찰 경내 찻집을 개조한 ‘작은 도서관 휴(休)’를 정식 개관했다.
‘휴’는 아담한 산장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으며, 바로 옆에 지역주민들이 자주 애용하는 봉영약수터가 있어 풍치를 더한다. 더불어 ‘휴’는 불서를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차(茶)와 간단한 식사도 함께 할 수 있는 ‘북카페’로서 불자와 지역주민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자 사랑방과 같은 쉼터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봉영사 작은도서관 ‘휴’는 모두 1700여 권의 불서를 갖추고 있다. 소설, 수필, 어린이도서, 학술서 등 종류도 다양하게 구비됐다.
‘부처님…도서관 4호’
문화부.불출협 책 기증
백천재단 1000여권 보시
봉영사가 도서관을 개관할 수 있던 데에는 조계종 문화부와 불교출판문화협회의 역할이 컸다. 기존 700여 권의 불서 외에도 1000권이 넘는 장서를 문화부 등이 마련했기 때문이다. 도서관 개관일에 맞춰 문화부 등은 ‘불서 기증식’을 통해 서적을 전달했다. 이날 기증식에는 조계종 총무원 문화국장 묘청스님과 최승천 불출협 사무국장 등 사부대중 50여 명이 참석했다. 문화부 등은 기증식과 함께, 봉영사를 ‘부처님 글사랑 사찰도서관’ 제4호로 지정하고 현판을 건넸다.
문화국장 묘청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누구나 와서 접할 수 있게 한 봉영사의 사찰도서관 개관은 불교문화와 포교를 동시에 아우르는 의미를 보여준다”며 “도서관 개관을 계기로 다른 수도권 내 사찰에서도 많은 이들이 누구나 부담 없이 오고가며 부처님 글을 읽을 수 있는 시설이 건립되고 확대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도서관 개관에는 숨은 공로자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 처음 후원단체로 참여한 ‘백천불교문화재단’이 주인공. 백천불교재단은 봉영사에 불서 1000여 권을 기부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백천불교재단은 △교육지원 △포교 △저개발국가 지원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포교사업의 일환으로 불서를 내놓았다. 백천재단은 앞으로 사찰도서관 건립 사업에 동참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봉영사 주지 혜만스님은 “겨자씨를 키우는 심정으로 양서를 모아 불서 독서운동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불자들 또한 도서관을 많이 이용하며 마음에 공덕을 쌓는 기회를 만들어 가기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봉영사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정기적인 장서 구입과 도서관 관리 인력 채용 등 작지만 큰 지역 도서관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실천할 계획이다.
김순희(70, 법명 자비성) 봉영사 신도회장은 “신도들을 위해 도서관을 마련한 주지 스님에게 감사한다”며 “앞으로 도서관이 부처님의 글을 사랑하면서 문화적 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지역 대표 쉼터로서 정착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편 문화부와 불출협은 지난 2007년부터 ‘부처님 글사랑’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불교도서에 대한 불자와 일반인들의 관심 증대와 불서읽기 문화 확산을 도모하고 불교출판 활성화를 위한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봉축기간에 불서도서전을 개최해 그 수익금으로 사찰도서관에 불서를 기증하고 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조계사와 인천불교회관이 혜택을 받았다. 올해는 완도 신흥사와 봉영사, 남양주 불암사가 불서 기증 대상 사찰로 선정됐다. 지난 4월 완도 신흥사를 지원한 문화부 등은 오는 가을께 남양주 불암사에 대한 불서 기증식을 열 계획이다.
남양주=김하영 기자
[불교신문 2639호/ 7월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