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가요

[스크랩] [후기]1월 26일 시와 노래의 밤(글+녹음)

정진공 2010. 10. 22. 10:42
지난 1/26, 신촌 아름다운책방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새만금과 천성산을 살리기 위해 애써온 친구들과 마음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시와 노래, 이야기로 풀어내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직접 자작시를 지어 들려주기도 하고, 천성산과 새만금을 넣어 삼행시를 짓는 깜찍함도 보여주었지요. 특히, 자작시의 경우는 여느 시인들보다 더 가슴 절이도록 우리의 마음을 울려주었습니다. 아마도, 머리로만 쓴 글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새만금 어민들과 함께 갯벌의 아픔과 지율스님이 지키고자 하는 천성산의 뭇생명들의 아픔을 절실히 느끼며 쓴 살아있는 글이기에 더욱 가슴을 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밀양 아리랑을 개사하여 노래를 불러준 수진씨의 정성,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이상은의 새를 3절까지 꿋꿋하게 불러준 친구가 있는가하면, 처음 자리를 같이하여 사랑가를 구성지게 불러주기도 하고, 피자매연대의 자매 분들은 생명의 작은 소리에 귀기울이는 동화구연을 보여주었지요. 매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 캠페인과 촛불집회 등 현장에서 노래로 시민들에게 생명, 평화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조약골, 송천규, 꼬미, 이대리, 고철과 보리, 박하재홍님의 노래는 함께 자리한 많은 분들에게 맑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상추잎 한 장에 깃든 햇살, 그 한줌 생명의 빛을 우리의 가슴속에도 깃들기를 바라며 가진 시와 노래가 어우러진 작은 음악회였습니다. 따로 준비되지 않은 가운데,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진 달란트를 아낌없이 나누는 모습들이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오카리나를 불러주고, ‘초록의공명’을 읽고 느낌 글을 들려주고,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주고, 어떤 분의 천성산과 지율스님의 소식를 더 깊게 살피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말씀들...... 함께 한 이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사진=짱돌
인간의 이기심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과 사람 중심의 사고에 길들여져 뭇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만연된 풍토로 인하여 미래의 삶터은 점점 무너지고 있습니다. 생명의 젖줄이기도 한 새만금 갯벌을 메워 세계 제일의 타워를 세우겠다는 발상, 이권을 위해 신의와 믿음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꾸어버리는 정부와 개발론자들. 거대자본과 힘의 논리에 생명을 살리고자하는 우리의 목소리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위에 수십년째 떨어지는 한 방울의 낙수가 되고자 합니다. 시와 노래에 날개를 달고 오늘처럼, 희망를 노래하고자 합니다.

생명은 이 생명이나 저 생명이나 모두 같은 생명인 것을
- 이선관
천구백구십구년 팔월 이일 월요일 아침신문
경남 도민일보 십육 면에 충격적인 사진 한 장과
기사가 실려 있네요 내용인즉
일선 시군이 도로변에 공공근로 사업비까지 들여가며
꽃길 꽃동산을 조성하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부산지방관리청과 한국지방도로공사 고령지사에서는
제초작업이 어렵다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제초제를 뿌려 풀과 흙이 같이 빨갛게 타들어가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미안한 얘기지만
그 곳에 자라는 이름없는 잡초지만 생명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 곳의 흙에도 지천으로 깔려 있는 흙과 마찬가지로
미생물이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예를 든다면
그 곳에 제초제를 뿌려도 좋다는 결재를 한 자나
제초제를 뿌린 자의 아이들이
손톱 자라는 것이 방해가 되고 손톱깎기를 귀찮아한다고
아예 손톱을 뿌리째 뽑아준다면, 준다면, 준다면
이야기가 되겠는지요
생명은 이 생명이나 저 생명이나 같은 생명인 것을


#덧글(화숙) 이날 공연을 박현주님이 mp3로 녹음해주셨어요. MD보다 음질은 떨어지지만 함께 하지 못한 분들에게 느낌이라도 전하고자...사운드 편집은 제가 했어요. 편집이하고 해봤자 볼륨조정과 약간의 잡음제거가 다지만...호호.


꼬미님의 “노래여 날아가라” 듣기

보리님의 “달밤” 듣기

조약골님의 “애국자가 없는 세상”듣기

이대리님이 부른 “창” 듣기

송천규님의 “천성을 거닐다”듣기

다함께 부른 “평화가 무엇이냐”듣기
글=청산별곡, 사진=짱돌, 녹음=박현주, 녹음편집=화숙
출처 : 도롱뇽의 친구들
글쓴이 : 봄비 원글보기
메모 : 천안 성거사 주지 일선스님의 아름다운 오카리나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