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이야기

12사도 예배당, 기점 소악도 (송공항여객선 터미널)..전남 지원금 여행

정진공 2020. 7. 27. 15:04

우연히 신안 기점 .소악도 12사도 섬순례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하루 두번 물이 빠지면 다섯개의 섬이 네개의 노둣길로 이어져 하나의 섬이 된다는 기점. 소악도. 그 지형적인 특성을 살려 국내외 10명의 작가들이 12사도의 이름을 딴 예배당을 다섯개의 섬에 지어 건축미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줌으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프로젝트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고 있다.
호기심으로 둘러보는 사람도 있지만 이 길 위에서 진정한 자신과의 만남의 시간을 갖는 사람도 많다.
목포터미널에서 송공여객선터미널을 찾아가는 대중교통편은 열악하다.

배편은 하루 네 번.
아침 6시 50분, 9시 30분, 오후 12시 50분, 3시 30분 배가 있는데 배 시간에 맞춰 시내버스를 타기란 쉽지 않다 .

9시 30분 배를 탈 계산을 하고 집에서 6시 30분에 출발했는데,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꼭 믿어서는 안 될 모양,
손님이 없어 운행을 중단한 버스가 두 대나 되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20분이나 늦었다. 할 수 없이 택시를 이용했다 .
메타기로 계산하니 다행이도 26000원.

대기점도에 민박을 정했기에 바로 숙소에 들러 짐을 풀고 주인 아주머니가 지어주신 따끈한 밥을 아점으러 먹고, 바로 마을 입구 병풍도 노둣길 입구이기도 한 안드레아집을 사진에 담은 후 야고보의 집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배에서 함께 내린 사람들은 거의 자전거를 타고 앞서 달렸다.
아침에 출발할 때만 해도 아직 개지 않은 장마비가 오락가락했는데 햇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어주어 한 여름이라도 여행하기 좋은 날이었다.

첫날은 대기점도에 있는 다섯개의 예배당만 들릴 계획이다.
이틀이나 사흘 그냥 이 곳에 머물러 있고 싶었다
배에서 내리자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 신기했다.
코로나19도 두려워하는 땅인가.
야고보, 필립의 집을 지나 노둣길이 나왔다. 아침 9시 경부터 물이 빠져 나간 갯벌은 언제 바다였나 싶게 시치미를 떼고, 거기에 세멘트 길 하나가 대기점도와 소기점도를 연결해 주고 있다. 머지 않은 곳 작은 호수 위에 감사의 집 바르텔로메오집이 있었다.
색유리로 만들어진 새모양 같기도 하고 호루라기 모양 같기도 한 건축물. 의도적인 것인지 미완성인지 그 곳엔 들어갈 수 없었다 . 옆에서 한참을 머물었다. 다리가 많이 아파서 갈등하고 있었다. 더 걸을 것인가 돌아갈 것인가.
마침 지나가는 승용차가 있어 용기를 내어 손을 들었더니 흔쾌히 동승을 허락해 주었다. 토마스의 집이 보이는 곳에 내려 가벼운 발걸음으로 찾아갔으나 어인 일인지 막힌 길이었다.
터덜터널 걸어나오는데 아까 태워줬던 승용차가 빵빵거리며 손짓을 한다.
자기도 초행이라 길을 잘 못 알고 내려줬다며 되돌아 온 것이다.
이럴 수가!
덕분에 토마스의 집과 소기점도와 소악도를 잇는 노둣길 위에 세워진 마테오의 집까지 둘러볼 수 있었다.
더 이상은 걸을 수 없어서 선착장으로 나가 오후 3시 30분에 송공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민박집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마침 공사를 하고 있는 젊은 이에게 선착장을 물었다
이 곳에선 어느 쪽으로 가든 1km이상의 거리라 했다. 다리가 더 이상은 걷기 싫다 해도 어떨 것인가.
시간도 넉넉하니 천천히 걸어가리라 작정하고 걸어왔던 길을 돌아가는데 아까 그 청년이 선착장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차를 몰고 왔다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마음이.
선착장이 아닌 필립의 집까지 부탁했다
배를 타지 않고도 거기서부터는 천천히 걸으며 요한의 집을 들리리라 계획을 했다.
한참을 걷는데 처음 태워줬던 승용차가 멈추어 서며 타란다.
이런 횡재가~~
병풍도 선착장에서 배를 탄다는 그 분들이 마을 앞까지 태워다 준 덕에 다리 고생을 면했다 .
민박집 아주머니가 내일 아침은 나머지 네 군데를 볼 수 있게 차량봉사를 해주겠단다.
이번 여행은 횡재 대박이다.
복 많이 받으시기를~~
아침 일찍 물때를 맞춰 가롯 유다의 집에 갈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
아차하면 바다 이 쪽에서만 안타깝게 바라볼 뻔 했는데...
유다의 집을 보고 나오면서 시몬의 집, 유다 다태오, 작은 야고보의 집까지 천천히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10시30분 배로 나왔다.
짧은 여행길이었지만 오진 마음은 하늘만큼.
송공항에서 130번 버스타고 목포역에서 내려 송정리 오는 ktx 요금 5900원 대박.
대박의 연속~~^^

베드로의 집. 작가 김윤환. 대기점 선착장에 있음. 옆 예쁜 건물 화장실

천정 장식 문양.

창으로 바라 본 바깥 풍경

섬에서 자생하는 야생화 엉겅퀴

병풍도 노둣길 입구, 북촌마을 동산에 위치. 지붕 꼭데기엔 두 마리 고양이가 노둣길을 바라보고 있고, 입구에 낭이는 마을을 보고 있다. 고양이섬을 상징.
안드레아 집. 작가 이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