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LIFE

시골의사 박경철의 아름다운 동해**

정진공 2006. 12. 8. 18:15
 
<사람들> '시골의사' 박경철씨
연합뉴스 | 이봉석 기자 | 2006.07.04
주식투자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골의사'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시골의사'는 영남대 의대를 거쳐 현재 경북 안동의 신세계연합병원 원장으로 있는 박경철(41) 씨의 필명.

경제에 대한 해박한 식견과 인문학적 소양으로 모 경제전문 방송채널에서 오랫동안 진행을 맡았고, 중앙일간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박씨가 투자서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리더스북 펴냄)을 냈다. 에세이집('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은 낸 적이 있지만 투자서를 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씨는 자신의 책을 '10년 간 시행착오의 기록'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지난 20년 간 투자를 해왔지만 수익을 낸 것은 최근 10년이라고 한다. 그 전에는 주식투자를 하다 월급을 날리기도 했다.

"처음 10년은 내가 공부한 이론만 믿고 투자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마치 물에 뜨지도 못하는 사람이 조오련한테 수영이론을 배웠다고 겁 없이 물에 뛰어든 꼴이라고나 할까요. 아마 그 시행착오를 지금 겪었다면 신용불량자가 됐겠죠. 그런 면에서 처음에 투자에 나설 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이번 책은 '내가 이런 꼴을 당했으니 여러분은 이런 길을 가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박씨는 여느 투자서들처럼 '대박'이니 '비결'이니 하는 말을 쓰지 않는다. 특히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가장 큰 수익을 올려준 수단은 복리예금, 채권, 부동산, 주식의 순"이라는 주장은 하루 빨리 돈을 부풀려 부자 반열에 오르기를 갈망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허탈감을 줄 수도 있다.

"10년 동안 투자를 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다른 해에 대박을 맞았다 하더라도 1-2년만 손실을 봐도 전체적인 수익률은 크게 떨어집니다. 반면 손실 없이 10년 동안 계속 이자율을 조금 넘는 수익만 올려도 누적 수익률은 크게 올라갑니다. 이것이 복리의 힘이고 부자들의 경제학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노리기보다는 시중금리를 약간 웃도는 수익률을 줄곧 얻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박씨는 나아가 노력 없이 '파랑새'만은 쫓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상투성 위에 이루어지는 꿈은 없다'는 충고와 함께.

"박지성 선수의 발을 보면 온통 부르튼 자국이지 않습니까. 그런 노력이 있으니까 축구에서 성공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그런 고통이나 노력 없이 성공을 따내려고 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경제학원론 과목조차 듣지 않은 사람인데, 그런 사람이 쓴 책이 '어렵다, 놀랍다'라고 받아들여진다면 그만큼 '내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구나'라고 반성해야합니다."

박씨는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견해를 내놓는다. 주식시장은 머지않아 강력한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강남 부동산은 몇 년 안에 거품이 꺼지는 시점이 올 것이라는 것.

박씨는 이번 책을 포함해 앞으로 모두 8권의 투자서를 낸다는 계획이다. 2권 정도는 일반 투자자를 위한, 나머지는 증권업 종사자를 위한 책이다.

기사제공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