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마이너스클럽/ 먹지마 건강법(별난한의사 손영기)

정진공 2010. 1. 17. 16:43

 
 
목욕을 기피했던 중세 유럽에서 발전한 향수. 지나치게 목욕 문화가 발전한 현대인들에겐 향수 등장의 배경이 우습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건강에 대한 생각은 중세 유럽의 관점에 머물러 있다. 몸을 먼저 깨끗이 한 다음 향수를 뿌리는 것이 상식. 더러운 몸을 나둔 체 악취만을 감추려 향수를 뿌리면 처음엔 괜찮은 듯 싶어도 곧 악취와 향수의 향기가 섞여 더욱 고약해진다. 그런데 신문이나 뉴스 등에 무엇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만 나오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는 우리의 몸에선 그런 고약한 냄새가 나고 있다.

오염식품을 멀리할 생각 대신에 몸 좋은 것만을 찾는 모습은 때가 낀 몸에 그냥 향수를 뿌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쓰레기 더미에 꽃을 뿌린다고 난지도가 꽃동산이 되겠는가. 쓰레기를 깨끗이 치우고 오염된 땅을 살린 다음 꽃을 심어야 하는 데도 우리 민족 특유의 조급증은 이와 같은 건강 무지를 야기하고 있다. 이 시대에 건강을 얻으려면 몸보신 먹을거리만을 찾는 플러스(+) 사고에서 벗어나 오염식품을 제한하는 마이너스(-) 사고부터 가져야 한다.

이에 필자는 '마이너스 건강법'을 제시한다. "그 한의원은 이상해. 온통 가려서 먹으라는 말만 하니..." 필자의 한의원에 대한 소문은 이상과 같은데 이는 환자들에게 마이너스 건강법을 소개하다 보니 한약 먹으면 낫는다는 말보다 오염식품부터 멀리할 것을 강조한 까닭이다. 그러나 음식조심 없는 치료는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꼴이다. 조금이라도 손해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마이너스 사고를 전하긴 힘들다. 늘 즐기고 있는 음식들이 오염되어 있음을 설득시키는 일조차 어렵다. 그러나 진정 자신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그릇된 식욕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연적이지 못한 식품을 뱃속에 가득 채워 몸을 오염시키는 상황에선 아무리 좋은 것을 먹어도 소용없으니 자율적인 식습관을 통해 뱃속부터 정화시켜야 좋은 것 역시 제대로 흡수된다.

따라서 이젠 건강 비법을 찾으려 멀리 돌아다니거나 언론에 노출된 정보를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된다. 바로 내 몸 안에 그 비법이 있음을 깨닫고 오염식품 중독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에 필자가 주장하는 마이너스 건강법은 그릇된 식욕에서 해방된, 성숙한 인간상을 추구한다.

필자의 환자들은 오염식품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인위적으로 가공되는 까닭에 필자가 오염식품으로 여기는 육류, 수입 밀가루, 인스턴트 등은 우리 식탁의 주류를 차지하기에 듣는 환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필자 역시 육류, 수입 밀가루, 인스턴트 등을 오염식품으로 규정하고 제한하는 식생활을 몸소 실천하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갈등을 겪었다. 그러나 현시대의 질환 대부분이 음식에서 비롯하는 식원병(食原病)임을 알고 나서는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강요할 뿐만 아니라 필자 스스로도 지키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음식에서 야기된 병은 음식으로 다스려야지 약에만 의존하면 치료할 때 잠시 호전될 뿐이다.

그러나 음식관리가 병행된 치료는 놀랄 만큼 효과적이고 일단 치료된 이후에는 식이요법만으로도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 심지어는 의료인까지도 음식관리를 단순히 본다. 한약과 침보다 음식을 먼저 이야기한다해서,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상식적인 말만 한다해서 필자를 가볍게 본다. 필자가 약보다 음식을 강조하는 것은 병이 시작되는 근본원인을 알기 때문인데 환자들에겐 인기가 없다. 필자의 별난 식생활 개선 요구에 등돌리는 환자들이 많지만 잦은 재발과 악화로 치료를 포기한 환자가 철저한 음식관리와 꾸준한 치료를 통해 완치되는 것을 보면 환자들에게 더욱 단호해진다.

현시대의 병은 인위적 가공에 따른 육류, 수입 밀가루, 인스턴트 등이 오염식품임을 깨닫고 이를 멀리하는 환자의 적극적 자세를 통해서만이 예방과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마이너스 건강법은 우리 식탁의 주류를 이루는 먹거리들이 왜 오염식품인지를 고민하는 데에 의의를 가진다. '육류'를 통해 항생제, 성장 호르몬 등을, '수입밀가루'를 통해 방부제 등을, '인스턴트'를 통해 인공첨가물 등을 염려한다면 환자들은 이상의 식품 섭취를 쉽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육류와 밀가루 식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지나치게 섭취하면 성인병을 야기할 수 있는데 여기다 항생제, 호르몬, 방부제, 첨가물 등의 오염으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의 문제를 야기하는 바 마이너스 건강법에선 이상의 먹거리들을 3대 오염식품으로 규정한다.

1. 육류는 되도록 먹지 않는다.
- 채식이 최선의 선택. 우유, 계란과 치즈, 버터, 요구르트 같은 유가공품은 섭취 금지.
2. 밀가루 식품을 금한다. 조리시 어쩔 수 없이 밀가루를 사용해야할 경우엔 우리밀을 이용.
3.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일체 금한다.
4. 생선은 구워서 먹는다. 생선회와 같이 날로 섭취하는 것은 금한다.
5. 곡물, 채소, 과일은 유기농산물로 선택한다.
6. 음료수로는 생수를 마신다. 커피, 녹차, 홍차, 콜라 같은 카페인 음료나 청량음료는 섭취 금지.
7. 식용유 대신에 현미유(미강유)나 참기름, 들기름을 사용한다.
8. 음주시 소주, 맥주 같은 화학주를 마시지 않는다.
9. 비타민, 영양제를 포함한 건강보조식품을 먹지 않는다.
10. 인삼 등의 약초를 복용하려면 한의사의 조언을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