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HRD 연수후기...

정진공 2011. 12. 24. 11:41

연수후기 사례 : ‘선의 원류와 선사의 발자취를 따라서

방문지 : 중국 광저우, 마카오, 홍콩

기간 : 불기2555. 12.5 ~ 12.10

작성자 : 전통불교문화원 정면상 (010.2085.8403)

제출일 : 12.26()

20118월 휴가철을 맞아 문득 육조단경이 끌리었다. 선의 대중화를 이끈 육조혜능대사의 일대기를 보면서,“깨달음은 본래 나무가 아니요.맑은 거울 또한 받침대가 없다.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어디에 먼지가 앉겠는가.” 스폰지에 물이 스미듯 상을 여의고 자성을 찾아가는 느낌이 좋았다. 한번 읽고 두번 읽다보니, 곁에 육조혜능대사(638~713)가 천년의 시공을 넘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무실 한 켠에는 육조혜능대사의 등신불 사진이 있었다. 그렇게 여름철을 보낸 나는 지금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광저우 신바이윈공항위를 나르고 있다. 125일 아침 08:40분에 출발하여 3시간 남짓 걸려 광저우에 도착하였다.

 

서해를 건너 대륙의 창공을 가르는 비행기에서 마음은 이미 5~6세기, 진시황,양무제시절에서 달마대사와 그 법맥을 이은 혜가 승찬 도신 홍인 육조 혜능대사 시절로의 과거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균일하게 지어진 단독주택들과 아파트들, 2010아시안게임을 자랑하듯 즐비한 고층건물의 스카이라인을 보면서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고정관념을 깬다. 광주는 일생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모든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인구 천만이상의 큰 무역도시이고, 일찍부터 외국과의 빈번한 교류로, 경제수준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한다.

 

대설을 앞둔 광저우 날씨는 우리 봄날씨다. 입국후에 운문사, 남화선사와 대감사가 있는 광동성 소관에 가기위해, 4시간에 걸쳐 북쪽으로 버스로 이동했다. 난방시스템이 없는 소관 백운운림호텔에서 휴식을 취했다. 조명도 어둡고 밤에는 스산했지만 다음날 낮에 이동하는 시간은 쾌적했다. 현지인들은 춥다고 외투를 입고 있었지만 우리는 일부 반팔차림이었다. 저녁 식사후 초조달마에서 현재의 스티브잡스까지 이어진 초간단 선사상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중국선불교에서부터 대한불교조계종의 간략사까지 사전지식을 갖게 되었다.

 

둘째날 광저우로 이동하면서 아시안게임 현장을 방문하여 중국의 등소평 개방정책으로 날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았다. 광장의 네온사인, 바닥 장식과 현란한 전광판, 방문객들을 위한 볼거리 제공등 중국의 관광산업도 한층 성숙해지고 업그레이드 됨을 느낄수 있었다.

 

광저우 라마다 프라자 호텔에서 2박 하면서, 시내 광효사를 보고 멀리 160Km떨어진 운부시 국은사를 보고 오니, 어느덧 광저우 일정이 다 지나간다.

 

5개의 방문 사찰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낀 특징이

1. ,대리석위주의 매우 높고 위압적인 일주문을 통과하고,

2. 신발신고 걸어다니는 법당과 법당앞의 촛불과 진한 향내음을 맡으며

3. 도교와 불교 기타 여러신들(관우신)등 혼재한 모습에 절하는

 

것이 한국 산하에 은근히 자리하고 있는 우리 사찰 모습과는 많은 차이를 느낄수가 있었다. 남화선사의 채식당과 홍콩 란타우섬의 보련사 사찰음식 식당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연수는 육조혜능대사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이었다.

서기76716년간 계속된 혜능대사의 은둔이 마감되면서, 비로서 대중에게 모습을 내보인 광효사(법성사), 바람이 움직인 것인가, 깃발이 움직인 것인가로 설왕설래 설전을 벌이는 스님들 사이에 나타나, “둘다 틀렸습니다. 움직이는 것은 바람도 아니고,깃발도 아닙니다. 오직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이는 것일 뿐입니다.”라며 풍번문답의 보리수나무와 선사의 삭발수계를 받은 도량이었으며,

선을 세상에 널리 알린 육조혜능대사가 시끌벅적한 시장통에서 스님들의 청이 아닌, 벼슬아치와 유학자의 요청에 의해 일반인 대상으로 설법한 것을 모아놓은 육조단경의 설법지 대감사.

사찰주변은 예나지금이나 살기위해 하루하루 바쁜 민초들의 생활 전쟁터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이런 평범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불안을 해소시켜주는 선사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선지식들이여,보리반야의 지혜는 사람들이 본래부터 스스로 지니고 있는 것인데, 다만 마음이 미혹하여 능히 스스로 깨닫지 못하느니라. 모름지기 큰 선지식의 지도를 구하여 자기의 성품을 보아야 하느니라.”

대감사 문밖 소란한 시장통 길가에서 육조혜능대사의 말씀이 들려오는 듯하다.

 

남화선사 입구에는 조계(曹溪)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친근감이 배로 와닿는다. 이곳이 중국 불교 선맥이 만개한 곳이란다. 혜능대사 역시 가장 오랫동안(30여년) 머물렀으며, 열반후에 육신에 옻칠로 보존한 등신불이 있는 조사전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북방의 중원땅에서 놀던 선맥을 야반도주하면서 남쪽으로 가져와 만개시켰다는 것은 선의 대중화를 선언한 일대 혁명적 사건이었으리라.

생가가 있는 운부시 국은사, 나라에서 감사의 선물로 조성한 국은사의 모습은 현대 중국 사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방문 신도들의 모습에서 아름답고 간절한 신심을 느낄수 있었다. 아울러 향후 전개될 대역사가 마무리되면 그곳은 무척 큰 불교 성지 및 관광지로 거듭 날것으로 예상된다. 광장에 게시된 조감도에는 그 일대를 다 포함한 대공사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날마다 좋은날의 운문사

짧은 일정에 너무 다양한 모습을 보아서 그런지 중국 순례중에는 다소 정리가 잘 안되었지만, 다녀오고나서 사진과 메모수첩을 보니, 이제사 조금씩 정리가 된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마카오의 성바오로사원도 아니오, 홍콩의 보련사도 아닌, 각수사 수봉선원에서 만난 스님과 재가자, 그리고 사진으로 뵙게된 숭산스님과 사리탑이다.

거기에서 살아있는 부처님도 만날 수 있었고, 살신성인도 보았다.

 

이번 아름다운 동행 77명은 각자의 마음에 한점을 찍고 왔을 것으로 본다. 불교를 통해 행복으로의 길을 찾아 부단히 노력하는 도반들을 많이 만났다. 그 인연으로 나역시 현재있는 자리에서 의미를 찾고 날마다 좋은날 날마다 웃는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서원을 세운다.

46일간의 일정은 선의 원류를 찾는 공부와 함께 이문화체험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기회였다.

날로 발전하는 우리의 국운도 우리의 날개에서 느낄수 있었고, 홍콩야경에서 반짝이는 대기업의 네온사인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헤어지기전 견진스님과 현담스님의 마무리 말씀도 모두가 동감하는 바이다. 한해 또 열심히 맡은바 소임을 다하고 내년 해외연수에서 다같이 동행하자는 말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하여 더더욱 소중한 여행이었다.

 

인구 13, 면적 960Km²의 거대 국가 중국,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가 우리나라로 전해지기까지 이 거대 대륙을 거쳐 왔음을 46일 여정으로도 짐작할 수 있으나, 가보지 못한 대륙의 구석구석을 누비게 된다면 더 생생한 보석 같은 진리가 가득할진대,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홍콩 첵랍콥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피곤한 몸을 새벽비행기에 싣고 그대로 눈을 감아버린다.

멋진 한해를 기약하면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