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은 불교의 핵심 사상이자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공이 무엇인지 속 시원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공의 이치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공을 통해 모든 고통을 근치(根治, 병을 완전히 고침)할 수 있을 것입니다." 33년 간 '동사섭'(同事攝)' 수련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용타스님(재단법인 행복마을 이사장)이 공(空)의 이치를 설명한 책 '空-공을 깨닫는 27가지 길'을 펴냈다. 책의 내용이 동사섭 수련프로그램 고급 과정 교재인데다, 용타스님 스스로도 "50년 수행의 결정체"라 말할 정도로 사실상 '동사섭의 고갱이'인 셈이다.
이에 대해 용타스님은 "나 역시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과 다양한 수행법, 현대 심리학ㆍ상담학 등을 받아들여 동사섭을 만들었다"며 손을 저었지만,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동사섭 '마니아'인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임직원들에게 동사섭을 권하는 것은 물론, 경상남도 함양군의 동사섭 문화센터를 건립하는 데 30억 원의 기금을 출연하기도 했다. 이토록 수많은 사람들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한 방편이 바로 책에 담긴 27개의 공리(空理)다. 용타스님은 "대학교 2학년이던 1963년, '색즉시공(色卽是空)'의 뜻을 이해하며 일생일대의 환희 체험을 했다"며 "그 이후 공은 내 삶의 나침반이 됐고, 반평생을 공의 이치와 이해에 관심을 기울이는 삶을 살아왔다"고 말한다. 청화스님의 문하로 출가해 수행하던 1978년 즈음 '공을 깨닫는 접근법' 10개를 정립했고 지금까지 하나씩 보태져 27개로 정리됐다는 것이다. 스님이 27가지 공리의 모태로 꼽은 연기고공(緣起故空)에 대한 설명을 보자. "어떤 존재를 실체로 여길 때는 그것이 분별-시비-집착의 대상이 되지만 반대로 비실체로 여긴다면 그러한 대상이 될 수 없다. 곧 전자의 경우는 집착으로 인한 괴로움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고, 후자의 경우는 집착할 만한 대상이 본래 없으므로 그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사라진다." 용타스님은 책에서 공리의 중요성을 거듭거듭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공 역시 방편"이며 "공리의 이해와 체득만이 해탈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 공부는 공을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깨달음의 차원으로, 깨달음의 차원을 넘어서서 증득의 차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공을 깨닫는 27가지 길> 용타스님 지음, 민족사, 1만원. |
'좋은 책을 만난 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안스님의 사(思)생활, " 검색의 시대, 사유의 회복" (0) | 2015.03.16 |
---|---|
나를 이야기하는 이세상 단 한 권의 책... 엔딩노트 (0) | 2015.01.21 |
인생수업!! 법륜스님 지음~~ " 사례별 삶의 지혜"들려주다... (0) | 2013.10.14 |
기업들, 단체들 힐링프로그램 열풍(힐링프로그램 컨설팅 기능, 한국문화연수원) (0) | 2013.10.07 |
임제어록 : 무위진인~주인공!! 잘 있는가!! (0) | 2013.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