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봉암사 세계명상마을 선원장 취임한 각산 스님
총건축 면적 1만1000㎡, 3백명 동시 수련
내년 4월 간화선대법회 행사와 공식 개원
간화선 대중화 토대 만들 전진 기지 목표
각산 스님은 …해인사 선지식 보광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송광사, 통도사 제방 선원과 미얀마 태국 스리랑카 밀림과 호주 숲속서 10여 년간 수행 정진했다. 2013년 서울 강남에 세계명상센터 참불선원을 개원해 근본 불교와 간화선 통합 수행법으로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명상센터로 만들었다. 2016년에는 세계 명상 고승들을 초청해 세계 명상대전을 개최했고, 2018년 DMZ 세계평화 명상대전, 2015년과 2017년 명상힐링캠프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현재는 한국참선지도자협회 회장과 한국명상총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올해는 조계종 종조인 도의국사가 한반도에 한국불교 전통 수행법인 선(禪)을 전래한 지 1200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이런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한국불교 수행중 간화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하지만 작금의 한국불교는 불교 신자도 출가자도 줄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안이 무엇일까? 2018년 7월 12일 문경 봉암사와 선원수좌선문화복지회는 한국불교의 해결책을 선에서 찾고자 봉암사 앞에 한국 전통의 참선 명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명상마을 조성에 첫 삽을 떴다. 정식 명칭은 ‘문경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이다. 그로부터 3년간, 첫 계획보다 규모는 축소됐지만 현재 80% 이상 불사가 진행중이고, 내년 2월이면 완공 후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문경 세계명상마을은 경북 문경의 봉암사 앞에 조성되는 명상 타운이다. 종단 유일의 종립선원인 봉암사는 부처님오신날 딱 하루만 산문을 개방하는 봉쇄선원으로 ‘한국 선불교의 중심’으로 손꼽히는 수행도량. 이 앞에다 일반인을 위한 선불교 체험 및 수행 공간을 만들겠다는 원력으로 추진중이다. 대규모 불사의 완공을 7개월 앞둔 지난 5월 13일 문경 세계명상마을 초대 선원장에 한국참선지도자협회 회장 각산 스님(참불선원장)이 임명됐다. 임기는 5년이다.
6월 15일 서울 강남 참불선원서 각산 스님을 만나 간화선 대중화의 전초 기지가 될 명상마을의 향후 운영 방안과 간화선 세계화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어려운 중책을 맡으셨는데요.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법납도 경륜도 미약하고 고준한 역사를 갖춘 간화선 주류의 입장에서 보면 이단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수좌회 수좌스님들은 화두참선 하나로 일생을 보내신 것에 비하면 저는 해인사서 출가해 제방선원의 간화선 수행이력보다는 부처님 당시의 본래 불교를 찾아서 인도 미얀마 태국 등 남방불교 밀림의 숲속과 호주 숲속 승가수행처 등의 전세계 초기불교 수행을 더 많이 치중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계를 구법 수행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 세계적으로 드문 국내 유일의 봉쇄 수도원인 봉암사 특별종립선원의 도량인 세계명상마을을 모든 국민이 애용하는 참선템플스테이 명상힐링센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국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간화선 세계화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아울러 봉암사 원로 선덕 스님과 대중 스님들을 잘 시봉하는 개방 국민 선방이 되게 하겠습니다. 또한 임명 직후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문경 명상마을 불사 현장에 내려가 여법한 완공을 위해 독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명상마을 건립은 어느 정도 단계까지 와 있습니까?
=세계명상마을 랜드마크인 웰컴센터 다목적 체험관은 90%의 공정률로 내부 인테리어 시설만 남겨 놓고 있습니다. 2차 공사인 명상홀인 중선방과 참선템플스테이 숙소는 현재 착공해 부지공사 중이고, 오는 9월에 상량식 봉행을 계획하고 있지요. 지금처럼 공사가 원만히 진행된다면 올 12월 말로 준공하고 임시 개원은 내년 2월 할 예정입니다. 이어 정식 개원도 내년 4월 간화선대법회 행사와 함께할 것입니다.
△세계명상마을은 어떤 시설을 갖추고 있는지요?
=최고의 명상 유토피아가 될 세계명상마을은 2만여 평의 대지위에 총 건축 연면적은 1만1000㎡(약 3360평)로 300명이 동시에 숙식하며 수련할 수 있습니다. 각 공간들은 전통사찰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현대 건축으로 공사중입니다. 다목적 체험관이자 종합안내센터인 웰컴센터(2층 규모, 약 400평)를 비롯해 명상실과 무문관, 전시관, 숙소동, 공양간과 휴게실, 강의실, 스마트 명상시설, 걷기명상코스 등 선(禪)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 시설이 들어섭니다. 숙박시설도 개인 특실 16개를 비롯해 개인실(10평) 12개 등 총 28개와 대형방 80개를 갖추고 있지요.
코로나가 없다면 300명이 동시에 수행 가능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거리두기로 인해 100명 정도가 가능합니다. 특실 및 개인실은 적당한 비용을 논의중이고, 단체실은 1박당 2~3만원 정도로 책정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숙박 시설은 향후에 더 지을 생각입니다.
△이번 명상 마을의 설계도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가 했다고 들었습니다.
=세계명상마을의 건축물은 국제 공모로 당선된 토마스 한라한 미국 플랫대 건축학과 교수의 선(禪) 건축물인 간화선국제선센터를 모델로 했습니다. 특히 한라한 교수는 삼성그룹 홍라희 여사의 어머니 김윤남 여사가 시주 불사한 미국 뉴욕주의 원불교 원다르마 사원을 설계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입니다. 문경 세계명상 마을 역시 한국 선의 간결함과 단아함을 건축에 녹여 설계해 세계 어느곳에 내놓아도 뒤떨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훌륭한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세계명상마을 건립은 불교계 큰스님들께서 십시일반 후원금을 쾌척해 주신 게 계기가 되셨지요?
=예 그렇습니다. 봉암사 세계명상마을은 한국 수행 큰스님들께서 오로지 참선 간화선의 선양을 위해 아낌없이 후원해 건립 기금을 마련하고 10여 년에 걸쳐 온 정성을 쏟은 거룩한 원력의 대작불사입니다. 봉암사 前 수좌 적명 스님의 2천만 원을 시작으로 인천 용화선원 조실 송담 스님이 시주와 화주에 앞장서 13억5000만 원을, 신흥사 조실인 오현 스님께서 20억 원을 입적하기 전에 쾌척해 주셨지요. 이외에도 봉암사 세계명상마을 건립추진위원회 초대 상임대표는 혜국 스님이셨는데 법인 설립전까지 많은 스님들의 지원이 있었어요. 조계종 진제 종정 예하를 비롯해 자승 前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 현기 스님(상무주암 선덕), 대원 스님(학림사 회주), 무여 스님(축서사 선원장), 원각 스님(해인사 방장), 보선 스님, 정찬 스님(대흥사 선덕), 의정 스님(한국참선지도자협회 이사장), 수불 스님(안국선원장)을 비롯해 전국 선원장 스님 등 일일이 거명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분들이 후원 동참해 주셨습니다. 또한 보덕공 보살, 연화문 보살 등 여러 재가 불자들도 팔을 걷어 부치고 보시했죠. 모두 이 자리를 빌어서 큰 감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올 12월 막바지 준공허가를 받으려면 세계 명상마을 진입로의 다리 공사가 절실한데 이에 대한 재정이 마련되지 않아 중단된 상태라 불자님들의 조력이 조금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문경 봉암사 세계명상마을 조감도.
△선원장 스님께서는 취임 직후 세계명상마을이 각 개인의 일상을 바꾸는 실천도량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실 생각이신지요?
=간화선 세계화와 화두선과 불교 명상인 참선의 중심 거점지 역할을 하게 할 생각입니다. 세계 어느 수행처에도 대중을 모아놓고 선승 공동체가 힘을 합쳐 가르치는 곳은 없습니다. 우선 선승들로 구성된 53선지식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입니다. 매주 3일 참선 템플스테이 집중수행을 상시 운영 예정인데, 수좌회의 원로 선승들인 혜국, 정찬, 의정 스님과 영진, 월암 스님 등 53선승들이 돌아가면서 실참 프로그램을 대중들에게 지도할 것입니다. 입승이 죽비를 치면서 대중들과 전통 수행법을 고수하면서 진행시킬 것입니다. 또한 세계 고승들의 가르침을 제가 인가받아 왔기 때문에 그런 노하우를 함께 진행하면서 프로그램에 도입할 것입니다. 간화선을 현대적 기법으로 많은 이들에게 알린다는 것이 목표이지요.
명상은 크게 선정 삼매를 수행하는 ‘사마타’와 지혜 명상인 ‘위빠사나’로 나뉘는데 간화선은 이 두 가지가 동시로 되는 정혜쌍수 수행입니다. 간화선이 지닌 독특한 수행법이 있기 때문이죠. 지금 한국에 초기불교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말하는 초기불교는 미얀마의 관점적인 아미달마 불교일 뿐입니다. 우리 세계명상마을에서는 초기불교적 수행법과 선불교의 수행, 대승불교가 가진 사상 등이 총 망라된 수행 체계를 가르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월 1회 또는 두 달에 한번씩 1주일간 무료 수행프로그램을 100명 정도 운영할 예정이고, 명상 공부가 하고 싶어 언제든 찾아오더라도 순환 구조 형식으로 53선승들을 활용해 상담과 선문답 등을 지도하게 할 것입니다. 선은 체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랜 수행을 한 수좌 출신 7명의 선승들이 상주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구상하고 계신 프로그램이 있다면 마지막으로 소개해 주시지요.
=1년에 두 번씩 단기출가 프로그램인 대한민국 청년희망캠프도 무료로 열 것입니다. 기간은 14일 아니면 21일을 구상중인데요. 그래서 현재 야외 수련장을 만들고 있죠. 동시에 2~3천 명 정도가 텐트 치고 야영하며 집중 수행할 수 있는 대규모 공간입니다. 이미 텐트도 1천개 정도 후원 약정해 놓은 상태입니다. 단기출가 프로그램 형식으로 진행하며, 1000명 당 0.1프로인 10명의 출가자를 만든다는 게 목표입니다. 세계적 수행처인 프랑스 떼제공동체, 틱낫한 스님의 플럼빌리지, 인도 다람살라의 달라이라마와 까르마빠 등을 두루 구법 수행한 체험을 응용해 도입할 것입니다. 봉암사는 봉쇄수도원이고, 세계명상마을은 하부기관으로서 출가자와 도인, 국민들의 지혜 계발과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개방 명상센터 역할을 하게 할 생각입니다. 365일 누구든지 편안히 와서 힐링할 수 있는 불꺼지지 않는 수행 도량으로 운영하겠습니다.
글=김주일 기자·사진=박재완 기자 hyunbulnews@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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