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해변에서 만난 연인처럼

7.아시아나를 가다...

정진공 2005. 7. 11. 10:36




아직 비행 중인 기분이다.
워낙 대단한 경험이었던지라
재빨리 現實로 돌아오지 않는 모양이다.
Asiana Medical Center에 들러 오밀조밀
미로처럼 붙은 작은 방들을 구경했다.
참으로 대단한 시설이었다.
이미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되어버린
나이에 들어선 탓에 관심도 꽤 많았다.
위내시경이나 뇌파를 검사하는 기계,
레이저치료기, 안압측정기 등이 있었으나
비행하는 승무원들의 건강을 담당하는 때문인지
주로 눈과 귀에 대한 진료실이 많았다.

A동에 들어서자 승무원들의 활기찬 움직임이 느껴졌다.
우리는 그곳에서 잠시 사무적인 안내를 받았지만
일일이 말씀을 넣어 챙겨주시는 문팀장님과
내내 불편함이 없나 살피고 계시는 정차장님 덕분에
금새 아까의 분위기로 되돌아왔다.
여승무원이 다림질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탤런트 조미령과 최성국의 좌충우돌하던
'대박 가족'이라는 시트콤이 생각났다.
그 드라마에서 승무원의 다림질하는 모습을 본 탓일까?
바쁜 와중에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아끼지 않는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를 했다.

Cabin승무원 휴게실에 들어서니
한 쪽 벽면을 다 차지하고 있는 사물함이 보였다.
그곳에는 삐죽삐죽 스낵이나 음료수가,
더러는 메모들이 잘 접혀 들어있었다.
동료들끼리 혹은 선후배가 서로를 챙겨주는
情이 그득한 작은 공간이란다.
순간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는 것을 붙잡았다.
옳지, 내가 어렵사리 채집하여 만든
네잎크로버 코팅한 것을 깜짝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손이 시키는 대로 사물함 하나를 살짝 당겨
네잎크로바를 담은 후에 사진을 찍어보았다.
'한아름'이라는 예쁜 이름이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이경희씨가
'김지영'이라고 쓴 사물함 앞에 서서 나를 붙들었다.
자신의 딸과 이름이 같으니
이곳에도 한 개 넣어주어야 한단다.

편지를 쓰거나 동료들과 어울려
조용조용 담소를 나누는 승무원들 틈에 끼어
우리 일행도 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아직 미혼이라는 오경희씨가 사진도 찍어주었다.
슬슬 다리가 무거워 오는 걸 느끼면서
Make-up room에 들렀더니 마침 얼굴을 만지던
서너 명의 여승무원들이 부리나케 흩어졌다.
지금 생각해도 급작스런 방문에
놀랐을 것을 생각하니 미안할 뿐이다.
아까 문팀장님의 말씀으로 복지시설을 겸한다는
비상착수 훈련장은 아직 여름 기운이 남아서인지
'훅'하고 더운 김이 몸으로 스며들었다.
한 승무원이 반복하여 같은 몸동작으로
물을 헤치며 솟구쳐 오르는 것을 보고
비상착수훈련이려니 생각했다.

이제 마지막 코스인 질문응답 시간이다.
사장님이 직접 오신다는 傳言을 듣고
일행은 다소 긴장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알로에음료와 스낵 종류로 긴장을 풀면서
예의바르게 사장님을 맞았다.
나는 방문 전에 CEO에 대한 정보를 얻어온 터라
합리적이라는 그 분의 人品을 미리 알고 있었다.
유승렬씨가 마일리지제도 개선 여지를 여쭈었고
그 질문에 대한 사장님의 답변은 조금 부족하였다.
그러나 다른 분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매우 해박한 항공지식을 거침없이 쏟아내셨다.

대한항공에 비해 항공료가 싼 이유에 대한
임현숙씨의 질문을 받은 사장님은
사이공운항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아시아나는 주 5회, 대한항공 3회라면서
이럴 경우에는 여유가 있는 만큼
요금 조정에 유리하다고 하셨다.
대한항공과 비교해서 영업 이익률은 비슷하단다.
해외 관광의 경우 현지에 한국인 직원을
좀 더 늘리는 것이 어떠하냐는 물음에는
미국은 세계 공통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Homebase 직원이 적어도 별로 불편하지 않으나
우리는 언어 때문에 Homebase 직원을 많이 투입하고
비용이 적잖이 들지만 앞으로 더욱 늘리겠다고 하셨다.

거래 실적으로 고객을 우대하기 원한다는
솔직한 건의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털어놓으셨다.
성별, 연령, 직업, 그간의 거래 실적을 우선하는 것은
차별 대우여서 Rule에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격 혜택은 주지 못하고
운송이나 라운지 이용 등의 혜택이 있다고 하셨다.
그 부분에서는 조금 실망하시는 분들도...
임현숙씨가 '黑字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아시아나 직원은 약 7000명이며
비행기 대수나 운항 편수, 또는 노선이 우위인
대한항공에 비해 어려움이 많지만
2004년 상반기에는 1200억 黑字,
하반기에는 500-600억 黑字를 예상한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말씀하셨다.
정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버는 회사가
절대 되지 않을 것이며,
매월 손익 상황을 직원들에게 공개하면서
투명, 정직을 목표로 하는 획기적인 회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힘주어 말씀하셨다.
사장님이 타협하지 않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첫째는 '안전'이며,
둘째는 '자본주의 시장 원리를 훼손하는 것'과는
그것이 노조건 정부건 사회단체건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하셨다.
개인적으로 몹시 믿음이 가는 대목이었다.

언젠가 '어떤 사람이라는 평가를 원하는가?' 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합리적이고 온화한 사장이라는 평가를 원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생김새보다는 터프하다는 소리를 들으신다면서
사장-회장-주주-고객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회사운영을 하신다고 강조하셨다.
'21세기는 산업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꿀 때'
라고 하시면서 말씀을 마치셨다.
사장님과 마주하고 자리한 것이
다시는 절대 와줄 것같지 않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우리 일행은 회사에서 준비한
큼직한 선물꾸러미를 받아들고
(Asiana model plane과 Mug cup )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아쉬운 이별을 고했는데,
문팀장님은 교육센타에서 손을 흔들어 보이셨고,
정차장님은 셔틀버스에서 하차하는 시각까지
피곤한 기색없이 마지막 인사를 건네셨다.

이번엔 Asiana Medical Center



진료 과목 등에 대해 설명하시다.



후발대는 지금 Simulation 中이다.
무료함 때문에 찍힌 신발...



다음 팀이 도착했다.



A동 입구에서



다림질하는 여승무원의 모습이
에이프런에 핀 꽃만큼이나 참 아름다웠다.



휴게실에서 편지도 쓰고...



네잎크로바를 담아두었다.



이경희씨가 보태준 幸運.



유승렬씨와 대구 女人 이경희씨.
무슨 신호인지?



박정숙씨와 허선옥씨도...


우리, 이렇게 친해졌어요.



그림이 어때요?



피부관리실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던 여승무원이
우리의 방문을 받고는 금방 어디로 숨어버렸다.



비상착수훈련장.



사장님 뵙기를 기다리며...



사장님과의 특별한 만남.



좋은 정보에 귀를 기울이며...



사장님, 오경희씨, 부산아저씨



Zoom으로 당겨 보았다.





좋은 만남을 준비해 주신 Asiana의 모든 분께
마음을 다해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Asiana의 無窮한 발전을 빌겠습니다.
건강하시고, 늘 幸福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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